'단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풍습은 '창포수에 머리 감기'입니다. 창포물은 대체 무엇인지, 왜 또 창포수로 머리를 감는지 한 번쯤은 궁금해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샴푸, 바디워시, 비누가 없던 시절 단오의 목욕 풍습과 우리 조상들의 목욕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오날 풍습 : 창포물에 머리 감기
음력 5월 5일 5일 초닷새 즈음에는 씨를 뿌리거나 씨를 뿌린 뒤 기념하는 단오절은 설날, 추석과 함께 조선시대 최대의 명절이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1년 중 가장 활기찬 날인 단오를 명절로 여겼다고 하며 조선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이 다양한 풍속을 통해 단오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많은 단오풍속 중 가장 대중적이고 널리 알려진 풍속은 '창포물에 머리 감기'이다. 그들은 붓꽃이 든 물로 머리를 감아 악령을 쫓고 행운을 빌었습니다.
창포는 우리나라의 호수나 연못 주변 습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식물이다. 예전에는 전국의 모든 습지에서 자라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하천개발로 인해 보기 힘들어졌으며 창포는 탄닌이 많아 오늘의 트리트먼트처럼 모발을 부드럽게 하고 풍부한 단백질이 있어서 피부 또한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사실 우리 조상들은 머리를 자주 감을 필요가 없었으며 머리를 더럽히기 위해 스타일링을 할 필요도 없고, 특별한 화학약품도 없어서 그냥 물로 씻고 말리고 빗질만 했습니다. 단오와 같은 명절에는 창포수로 머리를 감는 것이 특별한 연례행사였습니다.
선조들의 목욕 풍습
오늘날 목욕이라는 행위는 청결(몸을 씻는 것)의 목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지만 과거에는 더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목욕은 창포수에 머리를 감으면 귀신을 쫓아낸다고 믿어 종교적인 목적으로 행해졌으며, 무신에게 복을 빌기 위해 목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큰 일을 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고 수련을 위해 목욕을 해왔습니다. 동양과 서양은 지역에 따라 입욕의 방법과 횟수가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의 경우 고려는 여름이면 하루에 두 번 도심 한복판에서 모두 함께 목욕을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개방적이었고 그러나 조선시대에 입욕은 사적이고 은밀한 행위가 되었습니다. 또한 전신욕이 빈번했던 고려와 달리 조선시대에는 더러운 부분만 닦는 반신욕이 성행하였다고 합니다. 서양에서는 고대부터 목욕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로마시대에는 공중목욕탕이 있을 정도로 목욕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목욕문화는 나체 노출에 대한 반대가 심화되던 중세시대부터 사라 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선조들의 목욕 방법
비누나 샴푸가 없던 조선시대에는 세안이나 목욕에 천연재료를 사용하였습니다. 쌀뜨물로 세수를 하기도 하고, 헝겊 주머니에 쌀겨를 달인 물로 세안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돈이 조금 더 있는 집에서는 녹두, 콩, 팥 등의 곡물을 곱게 갈아 비누 대신 활용하기도 했으며 겨울에는 유자 씨를 찧어 달인물로 씻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더불어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 천연 토너도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했는데 이를 미안수라고 불렀으며 하얀 피부를 위해 수세미, 오이, 수박 등 과즙이 풍부한 과일에서 채취한 물에 복숭아, 창포 등의 향료를 섞어 세안 후 발라주었습니다. 이외에도 달걀을 술에 담가 며칠간 방치해 마스크처럼 바르기도 했고, 꿀 찌꺼기인 밀랍을 마스크로 쓰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왔으며 항상 정해진 루트로 청결을 위해 행해졌던 목욕. 현재가 아닌 과거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단오 목욕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풍습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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